쓴소리 낸 이철희 "'너 죽고 나 살자' 정치인들, 정말 답답하다" [Y녹취록]

쓴소리 낸 이철희 "'너 죽고 나 살자' 정치인들, 정말 답답하다" [Y녹취록]

2024.02.01. 오후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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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 출연 :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더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 앵커 : 총선 이제 69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치를 떠나서 멀리서 우리나라 대한민국 정치를 바라보고 계시잖아요. 어떻게 보이세요? 지금 정치 하실 때보다 더 충돌하고 있지 않나요? 여야도 충돌하고 당내도 마찬가지고.

◇ 이철희 : 답답하죠,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물론 현장에서 뛰고 계신 분들 심정은 오죽하겠습니까마는 정치를 했던 사람으로서 또 어떤 공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지금 지켜보는 게 굉장히 답답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선거 때는 여야 간에 대치가 평소보다 격화되는 건 맞죠. 옛날에도 과거에...

◆ 앵커 : 선거 때는 싸우는 게 당연하고 싸우는 게 정치라고 하는 분들도 많아요.

◇ 이철희 : 맞습니다. 상례로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요즘에 걱정되는 건 너무 상대를 죽일 듯이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모든 정당의 메시지는 상대를 욕하거나 상대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뭘 잘할 거고, 뭘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뭐라고 한마디 하면 바로 공격이 나오고 그러면 너는 잘했냐고 공격하고. 이러면 정치라는 게 지금은 그렇다고 치고 이후에 어떻게 될 거냐. 이게 점점 더 나빠지거든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지고 나서 어떤 사태가 벌어졌습니까. 의회 난입해서 폭동 같은 게 벌어졌잖아요. 브라질도 대선 끝나고 나서 폭동 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정치가 상대를 죽여야 되는 정치, 혐오와 적대와 공포를 조장하는 정치의 끝은 뭐냐. 결국 우리끼리 싸우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부족주의라는 말도 나오는 것 아닙니까? 마치 부족끼리 싸우자는 건데 이렇게 가면 국민들이 에너지를 모으기가 어렵잖아요. 우리가 맨날 자랑했던 게 뭡니까? 없는 나라에서 인력 하나 믿고 국민들 자질 하나 믿고 의지 하나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흐트러져서 분열돼서니 죽고 나 살자, 이렇게 가면 대한민국 여기서 3만 불에서 더 올라갈 수 있을까요? 일부에서는 피크 코리아,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판에 정치인들이 이러고 있을 때는 저는 아니라고 보고 당장 싸우는 건 참을 수 있겠는데 이게 계속 이어지고 더 악화될 것 같은 걱정이 있어서 무지 답답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 앵커 : 답답하고 걱정된다라는 말씀이신데 그렇다면 무엇이 지금 가장 큰 문제라고 보세요? 누가 큰 책임이 있습니까?

◇ 이철희 : 제가 여당이나 청와대에 있을 때도 그랬습니다마는 책임은 권력을 가진 자 쪽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무수석 할 때 난 들고 많이 쫓아다녔잖아요. 그래서 난돌이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인사를 꾸벅꾸벅 했습니다. 얼마 전에 한동훈 위원장도 폴더인사라고 했는데 저도 폴더인사를 많이 하고 다녔거든요. 왜 그러냐면 권력을 가진 쪽에서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설사 그게 쇼일지라고 할지라도 국민들이 볼 때는 그렇구나, 권력 있는 자가 뭔가 좀 내놓거나 양보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그게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그러면 정부 여당이 더 양보하는 게 맞죠. 당연히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좀 답답하고 불편하게 느끼는 건 자기 얘기를 하면 좋겠다는 거예요. 왜 자기 얘기, 내가 뭘하겠다. 나는 이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겠다.

◆ 앵커 : 지금 집권여당이.

◇ 이철희 :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또는 국회의원 정도 된다면 모름지기 헌법기관이라고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내가 지향하는 가치는 이것이고 우리 대한민국은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걸 내놓고 그것에 대해서 토론합시다, 이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제가 얼마 전에 읽은 칼럼 중에 이번 총선이 다정하고 친절한 총선이 되면 좋겠다고 되어 있더라고요. 뭔가 하고 보니, 서로에게 좀 다정하게 자기 안을 설명하고 국민들한테...

◆ 앵커 : 그런 정치 정말 보고 싶은데요.

◇ 이철희 : 그렇죠. 상대에게 다정하고 국민들에게는 친절하게 설명하는. 우리 공약은 이렇고 정책은... 그 다정하고 친절한 정치, 총선이 되면 좋잖아요. 그런데 욕하기 바빠요. 아마 대변인이나 당대표나 최고위원들이 하는 말의 대부분이 상대를 저주하고 조롱하고 비난하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뭘 보겠습니까?


대담 발췌 : 정의진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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