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차 타려다 '비명'..."지팡이 짚고 다니는데" 억울한 주민

[자막뉴스] 차 타려다 '비명'..."지팡이 짚고 다니는데" 억울한 주민

2024.07.17. 오전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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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사이로 넘어진 여성이 쉽게 일어나지 못합니다.

바로 옆에는 녹색 액체가 바닥에 뿌려져 있습니다.

75살 A 씨는 차를 타러 가려다 기름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밟고 넘어지면서 엉덩이관절을 다쳤습니다.

한 달 동안 입원하면서 인공 고관절 삽입술 등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아 이젠 걷기도 어려워졌습니다.

[A 씨 / 낙상 사고 피해자 : 이거(지팡이) 안 짚으면 힘이 없어서 못 걸어요. 조금 걸으면 인공 관절 수술한 게 아파요.]

사고가 난 주차장에는 여전히 기름이나 물로 보이는 액체가 곳곳에 깔려 있는데요.

이렇게 살짝 발만 대도 미끄러질 듯 아슬아슬합니다.

치료비 등으로 약 6백만 원이 들자 A 씨 가족은 아파트 측이 가입한 영업배상 책임 보험으로 사고 처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는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A 씨가 넘어진 주차 공간은 차량이 세워져 있는 곳이지 일반적인 보행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보험사 관계자 : 보행로라든가 이런 게 아니고요. 냉각수인지 기름인지는 모르겠지만, 차에서는 이 주차 공간에는 떨어질 수가 있는 겁니다. 에어컨 물도 좀 떨어질 수가 있고요.]

해당 보험 약관에는 시설 용도에 따른 업무 수행에서 생긴 우연한 사고는 보상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 A씨는 그저 억울하기만 합니다.

[A 씨 아들 : 차를 탈 때 주차 공간 안으로 밟지 않으면 어떻게 차를 타야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더 억울하고, 그냥 혼자서 넘어진 것도 아니고 다른 데 본 것도 아니고….]

전문가는 보험사가 약관을 너무 협소하게 해석하는 거라고 판단합니다.

자신의 차에 가기 위해서 지나가야 하는 거라면 주차 공간도 보상 범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최혜원 / 보험 전문 변호사 : 피보험자가 소유 사용 관리하는 시설이 그 용도에 따른 업무상 발생한 손해를 보상을 하는 거거든요. 주민이 지하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 차량을 접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라면 보상을 해주는 게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관절이 완전히 자리 잡는 데까지 1년 이상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

가족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내고, 민사 소송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ㅣ유준석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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