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벽돌 때문에 사고 커졌다"...현직 기장이 주장한 원인

[자막뉴스] "벽돌 때문에 사고 커졌다"...현직 기장이 주장한 원인

2024.12.30. 오후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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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로컬라이저 안테나', 일명 방위각 시설을 들이받고 폭발했습니다.

이 안테나는 항공기가 정확한 방향으로 활주로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인데, 설사 활주로를 지나친 항공기가 덮치더라도 쉽게 부서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실제로 재작년 필리핀 세부와 지난 201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우리나라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안테나를 부수고 지나갔지만,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달랐습니다.

안테나 아래에 흙과 콘크리트 등으로 된 단단한 구조물이 있었고, 비행기가 이 구조물과 부딪히자마자 폭발해버린 겁니다.

국토교통부 규정을 보면, 활주로가 끝나는 부분에 일정 거리의 '종단안전구역'을 설정하고, 이 안에 설치되는 장비는 모두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 안전을 확보하게 돼 있습니다.

국토부는 공항이 경사지에 있어서 안테나와 활주로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담을 쌓은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사고 항공기가 들이받은 구조물이 종단안전구역보다 4∼5m 바깥에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종완 /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 방위각 시설이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외곽에 설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활주로 끝단에서 251m 정도 이격이 돼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듯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비행기에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종단안전구역을 넘어갈 가능성도 큽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사 기장은 YTN과의 통화에서 무안공항 외벽은 벽돌로 돼 있기 때문에 이 구조물만 아니었다면 외벽을 뚫고 밖으로 나가 폭발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국토부 조사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규정을 지켰다 해도,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자 오히려 사고를 키우는 원인이 됐다는 겁니다.

[백승주 /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규정거리 이상 비행기가 미끄러졌죠. 규정이나 시나리오 자체가 이 상황을 예상 못 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반증하는 거거든요.]

현재 규정에 허점은 없는지, 조금 더 안전한 시공 방식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영상편집ㅣ김민경
디자인ㅣ이나은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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