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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파도가 들이닥치고 맨홀 뚜껑은 연신 물을 토해냅니다.
태풍도 불지 않고 폭우조차 없었는데 순식간에 온 사방이 물바다가 됐습니다.
달의 인력에 더해 잦은 가을 태풍 여파로 밀물 홍수가 발생한 건데요.
이상한 점은, 단순한 자연현상이라기엔 그 피해가 너무도 크다는 겁니다.
최근, 중국 주요 도시의 절반 가까이에서 급속한 지반침하가 진행 중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침하 중인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은 무려 2억 7천만 명에 달합니다.
해안 도시는 유독 더 위험했는데요.
실제로 지난 2023년 6월, 톈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땅이 꺼지고 건물이 기울어져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점점 가속화하는 지반침하.
과도한 지하수 사용과 도시화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중국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20세기부터 급격한 도시화를 겪은 중국.
지난 2022년 도시화율 65% 이상을 달성했고 3대 직할시인 상하이, 베이징, 톈진은 85%를 넘는 선진국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눈부신 발전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하죠.
높은 건물로 빽빽한 도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서 토양 압축이 빨라지고 있고요.
지하수를 과도하게 추출해 발생한 빈 공간이 무너져 곳곳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시 교통의 반복적인 하중과 진동도 침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시된 논문에 따르면 인구 200만 명 이상의 도시 82곳 중 45%에서 매년 3mm보다 빠른 속도로 침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0mm 이상의 속도로 침하되는 곳은 무려 16%에 달했습니다.
이미 상하이는 1920년대 이후 3m 이상 가라앉았습니다.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과 도시화가 지속되고 거기에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해수면 상승효과까지 맞물리면
100년 이내 중국 영토의 약 26%가 가라앉을 거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도 나옵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뉴욕, 보스턴시를 비롯한 수십 개의 미국 해안 도시가 침하 중이고 네덜란드는 이미 토지 25%가 해수면보다 낮게 가라앉았습니다.
멕시코시티는 연간 최대 50㎝ 속도로 가라앉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심각한 지반침하가 수도 이전을 감행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닐라, 방콕과 같은 아시아 해안 도시의 지반 침하는 유독 빨랐는데요.
실제로 세계 99개 도시의 지반침하 속도를 측정한 결과, 상위 20개 도시 중 17개가 아시아에 있었습니다.
지반침하가 진행 중인 도시의 거의 대부분이 지하수 사용이 많은 주거·공업지역이라는 것도 눈여겨 볼 점입니다.
발밑이 가라앉는 무서운 악몽, 지반침하.
어느 몇몇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스페인 지질광업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34개국의 약 200개 지역이 지하수로 인한 심각한 침하가 진행 중입니다.
이대로라면, 2040년에는 지구 표면의 8%, 한국의 120배에 달하는 면적이 가라앉게 되고, 전 세계 6억 3,500만 명이 주거지 피해를 입게 됩니다.
막을 수는 없는 걸까요?
지난 20세기 급격한 도시화를 겪었던 일본 도쿄.
지하수 대량 추출을 반복하면서 땅이 5m 가까이 가라앉았는데요.
이후 상수도 시설을 개선하고 지하수 취수 규제를 도입해 지반 침하를 억제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범국가적 정책과, 국제 협약을 통해 지금이라도 막아야 합니다.
더 이상 인간의 욕심 때문에 이 땅이 침몰하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YTN 윤현경 (goyhk13@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태풍도 불지 않고 폭우조차 없었는데 순식간에 온 사방이 물바다가 됐습니다.
달의 인력에 더해 잦은 가을 태풍 여파로 밀물 홍수가 발생한 건데요.
이상한 점은, 단순한 자연현상이라기엔 그 피해가 너무도 크다는 겁니다.
최근, 중국 주요 도시의 절반 가까이에서 급속한 지반침하가 진행 중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침하 중인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은 무려 2억 7천만 명에 달합니다.
해안 도시는 유독 더 위험했는데요.
실제로 지난 2023년 6월, 톈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땅이 꺼지고 건물이 기울어져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점점 가속화하는 지반침하.
과도한 지하수 사용과 도시화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중국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20세기부터 급격한 도시화를 겪은 중국.
지난 2022년 도시화율 65% 이상을 달성했고 3대 직할시인 상하이, 베이징, 톈진은 85%를 넘는 선진국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눈부신 발전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하죠.
높은 건물로 빽빽한 도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서 토양 압축이 빨라지고 있고요.
지하수를 과도하게 추출해 발생한 빈 공간이 무너져 곳곳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시 교통의 반복적인 하중과 진동도 침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시된 논문에 따르면 인구 200만 명 이상의 도시 82곳 중 45%에서 매년 3mm보다 빠른 속도로 침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0mm 이상의 속도로 침하되는 곳은 무려 16%에 달했습니다.
이미 상하이는 1920년대 이후 3m 이상 가라앉았습니다.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과 도시화가 지속되고 거기에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해수면 상승효과까지 맞물리면
100년 이내 중국 영토의 약 26%가 가라앉을 거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도 나옵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뉴욕, 보스턴시를 비롯한 수십 개의 미국 해안 도시가 침하 중이고 네덜란드는 이미 토지 25%가 해수면보다 낮게 가라앉았습니다.
멕시코시티는 연간 최대 50㎝ 속도로 가라앉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심각한 지반침하가 수도 이전을 감행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닐라, 방콕과 같은 아시아 해안 도시의 지반 침하는 유독 빨랐는데요.
실제로 세계 99개 도시의 지반침하 속도를 측정한 결과, 상위 20개 도시 중 17개가 아시아에 있었습니다.
지반침하가 진행 중인 도시의 거의 대부분이 지하수 사용이 많은 주거·공업지역이라는 것도 눈여겨 볼 점입니다.
발밑이 가라앉는 무서운 악몽, 지반침하.
어느 몇몇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스페인 지질광업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34개국의 약 200개 지역이 지하수로 인한 심각한 침하가 진행 중입니다.
이대로라면, 2040년에는 지구 표면의 8%, 한국의 120배에 달하는 면적이 가라앉게 되고, 전 세계 6억 3,500만 명이 주거지 피해를 입게 됩니다.
막을 수는 없는 걸까요?
지난 20세기 급격한 도시화를 겪었던 일본 도쿄.
지하수 대량 추출을 반복하면서 땅이 5m 가까이 가라앉았는데요.
이후 상수도 시설을 개선하고 지하수 취수 규제를 도입해 지반 침하를 억제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범국가적 정책과, 국제 협약을 통해 지금이라도 막아야 합니다.
더 이상 인간의 욕심 때문에 이 땅이 침몰하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YTN 윤현경 (goyhk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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