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 없어" 초등생 피살 보도 지적 잇따라 [지금이뉴스]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 없어" 초등생 피살 보도 지적 잇따라 [지금이뉴스]

2025.02.12.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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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8세 김하늘 양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우울증에 대한 언론 보도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1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우울증은 죄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나 교수는 "같은 나이 딸을 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고, 피해자의 부모님이 느끼고 있을 감정은 감히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은 부디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라며 추모했습니다.

이어 "가해자는 응당한 죄값을 치뤄야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퉈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나 교수는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며 "이와 같은 보도는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시켜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어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여전히 10%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나 교수는 "사람의 생명은 의사만 살리는 것이 아니다. 펜으로도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며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습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가해 여교사의 우울증을 앞세운 보도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백 교수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 환자들이 걱정을 많이 전해왔다"며 "우울증이 있을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국내 현실인 만큼 여론이 이런 방식으로 조성되는 것이 무척 걱정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기자 ㅣ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AI 앵커ㅣY-GO
자막편집 | 이은비
사진출처 | 연합뉴스(나종호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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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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