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 자리 잡은 미국 '최후의 보루'...얼음에 둘러싸인 은밀한 곳 [지금이뉴스]

그린란드에 자리 잡은 미국 '최후의 보루'...얼음에 둘러싸인 은밀한 곳 [지금이뉴스]

2025.03.31. 오전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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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방문한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피투피크 미 공군 우주기지는 전 세계 미군 기지 중 최북단에 위치한, 미군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은 피투피크 기지가 미국 영토를 노린 미사일 공격을 탐지해 방어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탄도 미사일을 감지할 수 있는 최신 성능의 조기 경고 레이더 무기 시스템이 설치돼 있으며, 우주로부터 위험이 될 수 있는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 잔해를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또 전 세계 최북단에 위치한 심해 항구 기지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먼 북쪽'(far north)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이름을 따 '툴레 기지'로 불렸던 이곳은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북쪽으로 1,500㎞, 북극 한계선에선 1,207㎞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미군은 2차 세계대전 도중 나치 견제를 위해 처음 그린란드에 들어왔으며 이후 덴마크와 안보 조약을 맺고 정식으로 주둔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그린란드에 미군 기지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그린란드 원주민들이 살던 터전을 빼앗기고 강제로 이주하는 일도 있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때 미군이 그린란드에 설치했던 군 기지의 대부분은 지금 문을 닫았지만, 일부 공군 기지 시설은 공항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북극권에 남은 유일한 미군 기지인 피투피크 기지에는 미 공군과 우주군 인력 약 150명이 배치돼 있습니다.

피투피크 기지는 1년 중 9개월은 주위가 얼음으로 둘러싸여 있어 육로로는 접근이 어렵고 비행기로만 갈 수 있습니다.

1년 중 3개월은 햇빛을 볼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앞서 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미국은 독일이 덴마크를 점령하자 당시 덴마크의 식민지였던 그린란드가 나치 독일의 군사 기지로 활용될 것을 우려해 이듬해부터 본격 주둔했습니다.

1945년에 미군 기지는 17곳에 달했는데 다급했던 미국은 군 기지 설치에 관한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독일 통제하에 있던 덴마크 정부 대신 주미 덴마크 대사와 약식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과 냉전 구도가 본격화하고 1949년 덴마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서는 북극 지역의 군사적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습니다.

이에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정식으로 '그린란드 방위 협정'을 체결하고 그린란드에서 군사 기지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습니다.

밴스 부통령이 방문한 그린란드 최북단의 피투피크 우주 기지도 이 협정 체결 이후 본격 가동됐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노골적으로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야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피투피크 기지를 방문한 밴스는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와 북극 안보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동시에 그린란드를 향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등 유화의 손짓을 보냈습니다.

그린란드는 1953년을 기점으로 식민 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돼 나토 영토에 속합니다.


기자 | 이승윤
제작 |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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