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애플렉, 최악 배우에서 최고 감독으로

벤 애플렉, 최악 배우에서 최고 감독으로

2013.02.2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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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대중문화계 소식 알아보는 순서입니다.

문화부 김선희 기자와 함께합니다.

[질문]

미국 최대의 영화 축제이자 전세계 영화인들과 팬들의 관심이 높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화려한 막을 내렸는데, 뒷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올해 아카데미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영화 '아르고'를 만든 배우 출신 감독 벤 애플렉이 아닐까 싶은데요?

[답변]

경쟁이 치열했던 작품상을 '아르고'가 차지하며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벤 애플렉은 아역 배우로 활동하며 일찍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인 맷 데이먼과 각본을 공동 집필한 '굿 윌 헌팅'은 연기 인생의 커다란 반전을 가져다줍니다.

'굿 윌 헌팅'이 1998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벤 애플렉과 맷 데이먼은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도 유망한 두 젊은 배우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벤 애플렉은 '아마겟돈''진주만' 등 흥행 대작에 출연했지만 그저 얼굴만 잘생긴 '미남 스타'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2003년 '데어데블'에 출연했다가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아카데미가 열리기 하루 전날, 최악의 영화를 선정해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주는 시상식)에서 '최악의 남자 배우'로 선정되며 자존심을 구긴데 이어 여배우와의 스캔들, 알코올 중독 등으로 할리우드의 문제아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하버드대 출신의 지적인 이미지까지 겸비한 맷 데이먼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디파티드', '그린 존'과 첩보물 '본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착실하게 연기파 배우로서 명성을 쌓아갑니다.

그러다 벤 애플렉의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2007년 '곤 베이비 곤'으로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후 두 번째 작품 '타운'도 성공을 거두고 마침내 세 번째 작품 '아르고'로 감독 데뷔 5년 만에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룬 것입니다.

미남 스타를 넘어 명감독으로서 영화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시작한 벤 애플렉, 앞으로의 도전이 주목됩니다.

[질문]

'아르고'는 이미 국내 관객들과도 만난 작품이죠?

[답변]

실제 사건을 다시 영화화한 것인데요.

지난 1979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미 시위가 벌어지고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인질로 잡히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미국 중앙정보부, CIA가 영화를 찍는 것처럼 위장해서 인질을 구하는 작전을 펼치게 되는데 이 과정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지난해 가을 개봉했는데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올해 수상작 15편 가운데 이미 국내에서 개봉돼 관객을 만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아무르'처럼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작품도 있습니다.

또 개봉을 앞둔 작품들의 경우 수상 소식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되는데요.

아카데미의 감동을 극장에서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카데미 특수를 가장 먼저 노리는 작품은 22살에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제니퍼 로런스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입니다.

냉정하고 신경질적이지만 진실한 사랑을 갈망하는 미망인 역을 맡아 어린 나이에도 성숙한 연기로 전 세계 언론과 평단, 관객들 사이에서 강력한 수상자로 점쳐졌습니다.

[인터뷰:제니퍼 로런스, 배우]
"저는 티파니가 남달라서 좋아요. 절대 미안해 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법을 알죠. 자기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그러려고 하지도 않아요."

[영화 '링컨']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와 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링컨'은 대통령 링컨의 생애 가장 강렬했던 마지막 4개월을 담았습니다.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뇌하는 링컨을 카리스마 넘치게 그려내 아카데미 최초로 세 번째 남우주연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영화 '장고:분노의 추적자']

각본상과 남우조연상, 2관왕의 쾌거를 차지한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답게 특유의 강한 캐릭터들과 독특한 이야기로 마니아층을 집중 공략합니다.

주연 배우인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다음달 초 한국을 찾을 예정입니다.

[영화 '제로 다크 서티']

'허트 로커'에 이어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다시 한 번 전쟁을 소재로 만든 '제로 다크 서티'입니다.

영화는 9·11 사태 이후 10년간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수많은 희생과 은폐된 진실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영화 '안나 카레니나']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 원작의 '안나 카레니나'가 스크린으로 새롭게 부활했습니다.

의상상을 수상한 영화는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여인의 이야기가 연극식 무대장치로 독특하게 펼쳐집니다.

[인터뷰:신동혁, 외화 수입사 관계자]
"수상작의 경우 영화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인 거 같고 워낙 유명스타와 인지도 있는 감독이 연출한 작품인 만큼 국내 흥행에도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수상작들이 얼마나 관객을 끌어 모을지 주목됩니다.

[질문]

한국 영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거친 남성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 '신세계'가 극장가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면서요.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요?

[답변]

개봉 첫 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한가지 특이한 것은 '신세계'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다 범죄 영화 장르인데다 남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도 주요 극장과 포털 사이트의 평점, 예매율에서 여성 관객들이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조폭 영화에서 나온 조폭들과는 달리 배우 이정재, 박성웅 씨가 선보인 수트 패션은 대기업 회사원을 연상케 합니다.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수트 패션으로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여기에 좌중을 압도하는 최민식 씨의 카리스마,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황정민 씨의 생동감에서 풍겨져 나오는 진한 남성미로 여성 관객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범죄조직에 잠입한 형사와 그를 둘러싼 경찰과 조직사이 음모, 의리, 배신을 그려 조폭 영화의 신세계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합니다.

[질문]

요즘 스크린에서 남녀 커플보다 남남 커플이 대중의 마음을 더 사로잡는다는데 무슨 얘기인가요?

[답변]

앞서 소개해드린 '신세계'의 세 남자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세 배우들의 조합도 그렇고요.

영화 '베를린'의 하정우와 류승범 씨의 조합도 그렇고, 스크린을 지배하는 남자 캐릭터 간의 뛰어난 조합이 남녀 간의 알콩달콩한 사랑 못지 않게 다양한 볼거리와 미묘한 감정 표현으로 관객들을 사로받고 있습니다.

이런 배우들 간의 조합, 화학반응은 미스터리나 SF 같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담은 영화에서 더욱 빛이 나는데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사이코 메트리'가 또 한 쌍의 남남커플, 배우 김강우, 김범 씨가 만들어낼 묘한 조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사이코메트리'란 물체와 접촉해서 과거를 읽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시계나 사진 등 어떤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대서 그 사람에 관한 정보를 읽어내는 능력인데요.

실제로 영국과 미국에서는 범죄 현장의 유류품에서 범인이나 피해자의 행방을 추적하는데 '사이코메트리'를 활용하기도 한다는데요.

연쇄 아동 유괴 사건을 쫓는 강력계 형사와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사이코메트리의 추격을 그린 영화에서 김강우 씨가 열혈 형사, 김범 씨가 사이코메트리 역을 맡았는데요.

외모 뿐만 아니라 연기 대결을 넘어 두 남자 배우의 호흡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대중음악 소식 듣죠.

올해로 데뷔 29년을 맞은 가수 주현미 씨가 어제 저녁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네요?

[답변]

'트로트 여왕'으로 불리는 주현미 씨, 세월을 잊은 낭랑한 목소리와 기품 있는 무대 매너로 3천여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내며 변치 않는 인기를 과시했는데요.

주현미 씨 공연, 홍석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애간장을 녹이는 간드러진 음색에다 눈길을 사로잡는 특유의 눈웃음과 보조개.

거기다 상냥한 무대 매너로 중년 남성들에게 '영원한 짝사랑'으로 기억되는 가수 주현미 씨가 3천여 관객 앞에 섰습니다.

'주현미'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린 계기가 됐던 1985년 데뷔곡 '비 내리는 영동교'와 88년 가수왕 타이틀을 가져다준 '신사동 그 사람', 기타리스트인 남편이 선물한 곡 '추억으로 가는 당신'까지.

'트로트 여왕'은 근 30년 가수 인생을 되짚는 노래들로 기품 있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후배의 의미 있는 공연에 대선배는 한걸음에 달려와 격려 메시지를 전했고,

[녹취:이미자, 가수]
"훌륭한 가수, 버팀목이 되는 그런 가수가 되리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많이 많이 사랑해주십시오."

50~60대 동년배 관객들은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인터뷰:김현택, 관객]
"여러 히트곡 갖고 계신데 오늘 새삼 만나니까 확실히 반갑고 아주 매력적인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넘치는 끼로 재즈와 팝, 록 등 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신세대 후배 가수들과의 호흡으로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며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가수 주현미.

[인터뷰:주현미, 가수]
"감동 그 자체죠. 팬들이 귀 기울여서 노래 들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마음은 정말 무대에 설 수 있는 큰 힘이죠. 정말 감사해요."

공연을 준비할 때면 늘 긴장되고 고통스럽지만, 박수와 함께 노래 부르는 순간이 행복해 마이크를 놓지 못 한다는 그녀는 내년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로 다시 한번 팬들에게 보답할 계획입니다.

YTN 홍석근[hsk8027@ytn.co.kr]입니다.

지금까지 문화부 김선희 기자와 함께 대중문화계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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