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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말한다.
"10대만큼 좋은 시절이 어디 있냐고, 무엇이든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꿈꿔도 괜찮을 나이라고..."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정작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공부'와 '성적'이라는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아이들은 꿈조차 잃어버렸다.
여기, 도발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
꿈을 찾기 위해 코앞에 다가온 시험 준비도 과감히 포기해 버렸다.
그들의 이름은 <대한민국 청소년 공공 외교단 1기>다.
대부분 시골 출신인 아이들이 난생 처음 한국을 떠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나러 가는 길.
[인터뷰:김지일, 춘천 성수고등학교 2학년]
"월스트리트라고 세계 증권가에 방문해서 증권이나 주식 돌아가는걸 보면서 제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싶어요."
[인터뷰:배찬혁, 구미 봉곡중학교 1학년]
"미국에 가서 넓은 문화를 보고 온다는 게 뭔가 깨달음을 줄 것 같은 기대가 있어요."
[인터뷰:이시연, 속초 설악고등학교 3학년]
"미국이 너무 좋으면 그냥 거기 눌러 살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활기찬 뉴욕의 아침.
하늘에 닿을 듯 쭉쭉 뻗은 빌딩 숲 사이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인종도, 피부색도 모두 다른 사람들.
서로 다른 것이 오히려 개성으로 인정받는 이 도시에서 아이들은 꿈을 찾을 수 있을까?
뉴욕에서의 첫 일정은 맨해튼 중심에 있는 유엔 대한민국 대표부 방문이다.
뉴욕 한복판에서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
학교에서 매일 보던 태극기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멀리 미국까지 와서 보니 괜히 가슴이 뛴다.
유엔 대한민국 대표부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이 곳에 근무하는 아저씨가 건물 구석구석을 안내하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인터뷰:오영훈, 주뉴욕총영사관]
"대한민국의 외교 행사를 여기서 개최합니다."
14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와 피곤할 법도한데 아이들의 표정은 한껏 들떠 있다.
드디어 유엔 본부로 향하는 길.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렘 반 긴장 반이다.
본회의장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소박한 편이다.
뉴스에서나 보던 유엔 회의장에 직접 앉아 보고 단상에도 올라가보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된 듯 하다.
근데 약간 실망스런 소식이 들려 온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일정이 워낙 바빠 아이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순간, 실망하는 표정이 살짝 스치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실망감도 잠시,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쾌활한 10대들의 모습을 되찾는다.
아이들은 유엔 본부는 처음 왔지만 우리나라가 유엔과 깊은 인연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국 전쟁 때 유엔군이 참전도 했고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반기문 아저씨도 아이들에게 자랑거리다.
[인터뷰:최지원, 울산 남외중학교 2학년]
"6.25 전쟁이 끝나고 우리가 UN에게 도움을 받는 나라였는데 지금은 도움을 주는 나라가 돼서 기분이 좋아요. 뿌듯함이 느껴져요."
다음 목적지를 향해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뉴욕 시내를 가로지른다.
화려한 전광판과 뉴욕의 명물 노란 택시.
창밖 풍경에 취한 아이들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뉴저지 주 버겐 카운티 법원 앞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정부는 이곳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웠다.
동포 학생들이 발로 뛰고, 한인 사회가 모금과 서명 운동으로 힘을 보탰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인터뷰:김동찬, 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다른 곳에서 이런 전쟁 범죄가 생기면 여러분이 나서서 국제적인 평화운동도 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위도 올리고..."
왁자지껄하던 아이들도 조용해졌다.
장난기 띤 얼굴은 온 데 간 데 없고 사뭇 진지해진 아이들이 하얀 꽃 다발을 위안부 기림비 앞에 조심스레 놓았다.
차가운 비석 동판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삶이 새겨져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할머니들의 아픔과 빼앗긴 조국의 고통스런 역사를 잊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인터뷰:신승혜, 진주 봉원중학교 2학년]
"가슴 아픈 역사가 묻히지 않고 뉴욕에서 알려지고 있어서 좋고, (제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기억해요',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노란 나비가 위안부 기림비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인터뷰:이시연, 속초 설악고등학교 3학년]
"눈물도 날 것 같고, 슬프고... 이런 문제가 빨리 해결돼서 그분들도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잖아요. 빨리 사과를 해서 편한 마음을 가지고 가셨으면..."
뉴욕에서의 첫 날이 훌쩍 지나간다.
어둠은 도시를 살포시 감싸고, 휘황찬란한 불빛이 뉴욕의 밤을 지키고 있다.
고단한 여행에 지쳐 단잠에 빠져든 아이들. 오늘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다음 날, 뉴욕 브롱스에 있는 한국학교.
오늘은 특별한 한국어 수업이 있는 날이다.
이곳을 방문한 학생들이 직접 한국어 수업을 맡기로 했다.
이 교실 한국어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가 꿈인 윤호.
윤호는 조금 전만 해도 우리 말을 가르치는 것이라 자신만만했는데 막상 몇 명 되지도 않는 아이들 앞에 섰는데도 눈앞이 캄캄해 진다.
다시 심호흡 한 번 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킨 뒤 차분하게 수업을 진행한다.
동포 아이들도 딱딱한 한글수업보다는 노래를 하며 배우는 공부가 재밌는 모양이다.
[인터뷰:이혜진, 뉴욕 브롱스 한국학교 6학년]
"오빠들이 한국학교에 와서 재밌고요. 한국말로 얘기하니까 좀 더 잘 배우는 것 같고요. 재밌어요!"
병아리 선생님 윤호의 수업이 무사히 끝났다.
잠시지만 정말 선생님이 된 것 같고, 자신의 꿈에도 한 발짝 다가선 기분이다.
[인터뷰:조윤호, 춘천 성수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한테 무슨 말을 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고, 할 말이 생각도 안 나고 선생님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오늘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 대학을 방문하는 날.
공부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미국까지 온 여행이지만 막상 미국의 대학을 보니 마음이 달라진다.
잔디밭에 벌러덩 누워 보니 캠퍼스의 낭만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싶다.
기왕에 컬럼비아 대학까지 왔으니 이곳에 다니는 대학생 형들과 사진이라도 남겨놓고 싶다.
언젠가는 꼭 이 학교 학생이 돼 형들처럼 캠퍼스를 누비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본다.
갑자기 어디선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한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나는 게임이 미국 캠퍼스 안에서 한바탕 벌어졌다.
신나게 웃고 떠들고, 곰곰히 생각하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미국에 와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다보니 내 꿈도 손에 잡힐듯 더 가까이 다가올 것만 같다.
[인터뷰:이시연, 속초 설악고등학교 3학년]
"학교가 너무 좋은 거예요. 여기 오고 싶은데 힘들겠죠? 열심히 노력하면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인터뷰:한상준, 울산 현대고등학교 2학년]
"난 저기만 가야 되, 저 대학교만 가야 되 그런 생각에 사로 잡혔는데 이런 새로운 대학을 보고 다양한걸 보니까 '아 내가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마음속에서 뭔가 꿈틀꿈틀 대는 게 있다고 해야 하나?"
언젠가는 이 도시를 무대로 내 꿈을 이룰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꿈을 향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오늘은 뉴욕 한복판 타임스퀘어에서 낯선 외국인 앞에 서보기로 했다.
몇 달 동안 연습한 독도 플래시몹.
그런데 긴장이 돼서 그런지 생각보다 떨리고 몸도 쭈빗쭈빗 해진다.
승원이가 용기를 내 음악에 맞춰 먼저 춤을 추기 시작하자 다른 친구들도 하나 둘씩 가세한다.
별 실수 없이 끝난 것이 천만다행.
멀리 미국까지 와서 애국을 했다는 뿌듯한 마음도 든다.
[인터뷰:박채연, 전주 덕암고등학교 2학년]
"아직 독도를 우리나라 땅이라고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미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재외동포들도 독도는 우리 한국 땅이라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 저물어 간다.
지나고 보면 참 짧고 아쉬운 게 여행이다.
이제 겨우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낼만 했는데 벌써 짐을 싸야 할 시간이다.
미국 여행에서 얻은 추억과 꿈도 함께 차곡차곡 넣고 있다.
[인터뷰:권준구, 안동 고등학교 2학년]
"저는 여기가 상당히 잘 맞아서 여기 계속 있고 싶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엄마가 그립기고 하고. 막 여러 감정의 교차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왠지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희망 여행의 마지막 밤.
닷새 동안의 짧은 여행을 마친 아이들은 어떤 꿈을 찾았을까?
[인터뷰:박채연, 전주 덕암고등학교 2학년]
"다른 애들보다 시각차가 커질 것 같고, 꿈도 더 커져서 세계화된 꿈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인터뷰:최승원, 울산 현대고등학교 2학년]
"청소년으로서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 됐습니다."
[인터뷰:김지훈, 춘천 성수고등학교 2학년]
"인생에 3번 기회가 있다고 하는데 이번이 첫 번째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공부'와 '성적' 이라는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떠난 희망 여행!
짧은 여행에서 모두가 새로운 꿈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 꿈을 찾을 용기와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자신만의 꿈을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소중한 꿈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 것이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10대만큼 좋은 시절이 어디 있냐고, 무엇이든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꿈꿔도 괜찮을 나이라고..."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정작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공부'와 '성적'이라는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아이들은 꿈조차 잃어버렸다.
여기, 도발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
꿈을 찾기 위해 코앞에 다가온 시험 준비도 과감히 포기해 버렸다.
그들의 이름은 <대한민국 청소년 공공 외교단 1기>다.
대부분 시골 출신인 아이들이 난생 처음 한국을 떠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나러 가는 길.
[인터뷰:김지일, 춘천 성수고등학교 2학년]
"월스트리트라고 세계 증권가에 방문해서 증권이나 주식 돌아가는걸 보면서 제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싶어요."
[인터뷰:배찬혁, 구미 봉곡중학교 1학년]
"미국에 가서 넓은 문화를 보고 온다는 게 뭔가 깨달음을 줄 것 같은 기대가 있어요."
[인터뷰:이시연, 속초 설악고등학교 3학년]
"미국이 너무 좋으면 그냥 거기 눌러 살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활기찬 뉴욕의 아침.
하늘에 닿을 듯 쭉쭉 뻗은 빌딩 숲 사이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인종도, 피부색도 모두 다른 사람들.
서로 다른 것이 오히려 개성으로 인정받는 이 도시에서 아이들은 꿈을 찾을 수 있을까?
뉴욕에서의 첫 일정은 맨해튼 중심에 있는 유엔 대한민국 대표부 방문이다.
뉴욕 한복판에서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
학교에서 매일 보던 태극기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멀리 미국까지 와서 보니 괜히 가슴이 뛴다.
유엔 대한민국 대표부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이 곳에 근무하는 아저씨가 건물 구석구석을 안내하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인터뷰:오영훈, 주뉴욕총영사관]
"대한민국의 외교 행사를 여기서 개최합니다."
14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와 피곤할 법도한데 아이들의 표정은 한껏 들떠 있다.
드디어 유엔 본부로 향하는 길.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렘 반 긴장 반이다.
본회의장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소박한 편이다.
뉴스에서나 보던 유엔 회의장에 직접 앉아 보고 단상에도 올라가보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된 듯 하다.
근데 약간 실망스런 소식이 들려 온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일정이 워낙 바빠 아이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순간, 실망하는 표정이 살짝 스치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실망감도 잠시,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쾌활한 10대들의 모습을 되찾는다.
아이들은 유엔 본부는 처음 왔지만 우리나라가 유엔과 깊은 인연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국 전쟁 때 유엔군이 참전도 했고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반기문 아저씨도 아이들에게 자랑거리다.
[인터뷰:최지원, 울산 남외중학교 2학년]
"6.25 전쟁이 끝나고 우리가 UN에게 도움을 받는 나라였는데 지금은 도움을 주는 나라가 돼서 기분이 좋아요. 뿌듯함이 느껴져요."
다음 목적지를 향해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뉴욕 시내를 가로지른다.
화려한 전광판과 뉴욕의 명물 노란 택시.
창밖 풍경에 취한 아이들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뉴저지 주 버겐 카운티 법원 앞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정부는 이곳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웠다.
동포 학생들이 발로 뛰고, 한인 사회가 모금과 서명 운동으로 힘을 보탰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인터뷰:김동찬, 뉴욕 시민참여센터 대표]
"다른 곳에서 이런 전쟁 범죄가 생기면 여러분이 나서서 국제적인 평화운동도 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위도 올리고..."
왁자지껄하던 아이들도 조용해졌다.
장난기 띤 얼굴은 온 데 간 데 없고 사뭇 진지해진 아이들이 하얀 꽃 다발을 위안부 기림비 앞에 조심스레 놓았다.
차가운 비석 동판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삶이 새겨져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할머니들의 아픔과 빼앗긴 조국의 고통스런 역사를 잊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인터뷰:신승혜, 진주 봉원중학교 2학년]
"가슴 아픈 역사가 묻히지 않고 뉴욕에서 알려지고 있어서 좋고, (제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기억해요',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노란 나비가 위안부 기림비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인터뷰:이시연, 속초 설악고등학교 3학년]
"눈물도 날 것 같고, 슬프고... 이런 문제가 빨리 해결돼서 그분들도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잖아요. 빨리 사과를 해서 편한 마음을 가지고 가셨으면..."
뉴욕에서의 첫 날이 훌쩍 지나간다.
어둠은 도시를 살포시 감싸고, 휘황찬란한 불빛이 뉴욕의 밤을 지키고 있다.
고단한 여행에 지쳐 단잠에 빠져든 아이들. 오늘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다음 날, 뉴욕 브롱스에 있는 한국학교.
오늘은 특별한 한국어 수업이 있는 날이다.
이곳을 방문한 학생들이 직접 한국어 수업을 맡기로 했다.
이 교실 한국어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가 꿈인 윤호.
윤호는 조금 전만 해도 우리 말을 가르치는 것이라 자신만만했는데 막상 몇 명 되지도 않는 아이들 앞에 섰는데도 눈앞이 캄캄해 진다.
다시 심호흡 한 번 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킨 뒤 차분하게 수업을 진행한다.
동포 아이들도 딱딱한 한글수업보다는 노래를 하며 배우는 공부가 재밌는 모양이다.
[인터뷰:이혜진, 뉴욕 브롱스 한국학교 6학년]
"오빠들이 한국학교에 와서 재밌고요. 한국말로 얘기하니까 좀 더 잘 배우는 것 같고요. 재밌어요!"
병아리 선생님 윤호의 수업이 무사히 끝났다.
잠시지만 정말 선생님이 된 것 같고, 자신의 꿈에도 한 발짝 다가선 기분이다.
[인터뷰:조윤호, 춘천 성수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한테 무슨 말을 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고, 할 말이 생각도 안 나고 선생님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오늘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 대학을 방문하는 날.
공부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미국까지 온 여행이지만 막상 미국의 대학을 보니 마음이 달라진다.
잔디밭에 벌러덩 누워 보니 캠퍼스의 낭만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싶다.
기왕에 컬럼비아 대학까지 왔으니 이곳에 다니는 대학생 형들과 사진이라도 남겨놓고 싶다.
언젠가는 꼭 이 학교 학생이 돼 형들처럼 캠퍼스를 누비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본다.
갑자기 어디선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한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나는 게임이 미국 캠퍼스 안에서 한바탕 벌어졌다.
신나게 웃고 떠들고, 곰곰히 생각하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미국에 와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다보니 내 꿈도 손에 잡힐듯 더 가까이 다가올 것만 같다.
[인터뷰:이시연, 속초 설악고등학교 3학년]
"학교가 너무 좋은 거예요. 여기 오고 싶은데 힘들겠죠? 열심히 노력하면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인터뷰:한상준, 울산 현대고등학교 2학년]
"난 저기만 가야 되, 저 대학교만 가야 되 그런 생각에 사로 잡혔는데 이런 새로운 대학을 보고 다양한걸 보니까 '아 내가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마음속에서 뭔가 꿈틀꿈틀 대는 게 있다고 해야 하나?"
언젠가는 이 도시를 무대로 내 꿈을 이룰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꿈을 향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오늘은 뉴욕 한복판 타임스퀘어에서 낯선 외국인 앞에 서보기로 했다.
몇 달 동안 연습한 독도 플래시몹.
그런데 긴장이 돼서 그런지 생각보다 떨리고 몸도 쭈빗쭈빗 해진다.
승원이가 용기를 내 음악에 맞춰 먼저 춤을 추기 시작하자 다른 친구들도 하나 둘씩 가세한다.
별 실수 없이 끝난 것이 천만다행.
멀리 미국까지 와서 애국을 했다는 뿌듯한 마음도 든다.
[인터뷰:박채연, 전주 덕암고등학교 2학년]
"아직 독도를 우리나라 땅이라고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미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재외동포들도 독도는 우리 한국 땅이라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 저물어 간다.
지나고 보면 참 짧고 아쉬운 게 여행이다.
이제 겨우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낼만 했는데 벌써 짐을 싸야 할 시간이다.
미국 여행에서 얻은 추억과 꿈도 함께 차곡차곡 넣고 있다.
[인터뷰:권준구, 안동 고등학교 2학년]
"저는 여기가 상당히 잘 맞아서 여기 계속 있고 싶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엄마가 그립기고 하고. 막 여러 감정의 교차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왠지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희망 여행의 마지막 밤.
닷새 동안의 짧은 여행을 마친 아이들은 어떤 꿈을 찾았을까?
[인터뷰:박채연, 전주 덕암고등학교 2학년]
"다른 애들보다 시각차가 커질 것 같고, 꿈도 더 커져서 세계화된 꿈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인터뷰:최승원, 울산 현대고등학교 2학년]
"청소년으로서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 됐습니다."
[인터뷰:김지훈, 춘천 성수고등학교 2학년]
"인생에 3번 기회가 있다고 하는데 이번이 첫 번째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공부'와 '성적' 이라는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떠난 희망 여행!
짧은 여행에서 모두가 새로운 꿈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 꿈을 찾을 용기와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자신만의 꿈을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소중한 꿈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 것이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