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뒷이야기 특집 ① 네덜란드 장혜경

지구촌 뒷이야기 특집 ① 네덜란드 장혜경

2017.09.03. 오전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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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경 / 네덜란드 리포터]
안녕하십니까. 네덜란드에서 네덜란드 현지 취재를 하는 네덜란드 리포터 장혜경입니다. 반갑습니다.

Q. 왜 이 아이템에 주목했나?
네덜란드 후마니타스 양로원은 노인과 청년이 함께 사는 독특한 양로원입니다. 몸이 불편하고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청년들이 식사 준비를 돕고 말동무가 되고요. 치솟는 주거비에 갈 곳이 없던 청년들에게 무료로 따뜻한 보금자리가 제공되는 획기적인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네덜란드 노인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제가 OECD에서 나온 도표를 보고인데요. 아주 결정적으로 제가 깜짝 놀랐던 게 노인이 가장 행복한 나라가 네덜란드, 노인이 가장 빈곤한 나라가 한국. 그래서 제가 깜짝 놀라서 아 노인 복지 아이템을 찾아봐야겠다. 그러다가 그러면 노인들이 나중에 살 곳이 어떤가에 대해 관심을 갖다 보니 이 아이템을 찾게 됐습니다.

맨 처음에 이 원장이 여기서 젊은 애들과 살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는데 거기 재단 이사장하고 모임에서 그럴 수가 있겠느냐. 반대가 많았대요. 그래서 한사람만 입주를 시켜보자. 그래서 한 사람만 입주를 시켰대요. 남자애를. 그러니까 대학생들이죠. 돈이 없는 젊은 청년들을. 이 할머니들의 화제가 달라지더래요. 그전에는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허리야', '우리 자식들은 왜 오늘은 안 오니.', '우리 손주들이 보고 싶었는데...' 그랬는데

쟤가 오늘 바지를 청바지를 입었어, 아니야 까만 청바지를 입었어. 맨날 이런 식으로 화제가 달라지더래요. 활기가 넘치게 되면서 그런 내용이 너무 즐거웠죠. 인터뷰할 때.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Q. 청년들의 반응은?
자기들이(청년들이) 처음에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죠. 시설도 잘되어 있잖아요. 그리고 노인들하고 살면 답답할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니까 내가 무슨 문제가 풀어지지 않을 때 부모님하고 상의하기 힘들 때 바로 옆 방에 있는 할머니하고 이야기하면 답이 나온다 그런 얘기를 하고 만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입구에 들어가면 과일 파는 아저씨가 계세요. 과일 상자를 놓고. 로비에 판매를 하세요. 왜 여기 계시냐고 했더니 노인들일수록 과일을 먹어야 하고 신선한 걸 먹어야 한다고 그래서 여기 과일 파는 가게를 일단 재단에서 만들라 해서 만들었다. 그런 말씀을 들었고. 너무 시설이 좋아요.

제가 물어봤죠. 원장한테. 나도 늙으면 들어가려고. 여기는 돈이 많아야 들어오나요? 그랬더니 여기 들어오는데 입주하는데 비용이 얼마인가요? 물었더니 모른대요. 자기는. 그래서 원장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요? 했더니 시에서 다 받는대요.

시에서 일단 그 (양로원에) 들어온 노인의 소득 수준과 경제 상황을 보고 얼마를 내야 하는지 그러니까 임대료도 결정 나는 거죠. 그런 시스템으로 가는 거죠.

Q. 앞으로 어떤 소식을 전하고 싶으세요?
마음이 아픈 게 우리가 이런 노인정에서 돈이 없는 사람도 살 수 있는 사회가 아직은 아니잖아요. 그래 너희는 잘 사는구나. 잘 살아서 좋겠다 이렇게 패배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런 게 참 안타깝거든요. 세대 간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들도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모두가 만들어진 게 아니다. 하나하나 노력하면서 더 좋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제가 이런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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