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는 왜 항상 없는 것일까?

'터무니'는 왜 항상 없는 것일까?

2021.05.12. 오전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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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 터무니없게 비싼 가격, 터무니없는 거짓말.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는 '터무니없다'. 여기서 '터무니'는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터무니없다'는 흔히 누군가 근거 없는 행동을 하거나, 허황하고 엉뚱해서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때 쓰는 표현인데요.

여기서 '터무니'는 순 우리말로 '터'는 집이나 건축물을 세운 자리고요.

'무니'는 흔적을 나타내는 '무늬'라는 설이 있지만 정확한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즉, '터를 잡은 자취'인 터무니를 보면 그 자리에 집이나 건물이 있었던 것을 추측할 수 있는데요.

그 의미가 확장돼 지금은 '정당한 근거나 이유'를 뜻하는 말이 된 거죠.

이 '터무니'는 혼자 쓰이지 않고, 주로 '-없다'와 결합해 사용되는데요.

비슷한 의미와 형태를 가진 표현이 몇 개 더 있어요.

배우 유아인 씨의 이 장면을 보면 바로 떠오를 텐데요. "어이가 없네~" 바로 이거죠.

여기서 '어이'는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뜻하는데요.

비슷한 말인 '어처구니'와 같이 '-없다'와 만나서 '터무니없을 만큼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다'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영화 때문인지 '어이'를 맷돌 손잡이로 아는 분도 많으신데요.

'어이'와 '어처구니'가 맷돌 손잡이라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국어사전에는 그런 뜻이 없고요.

저희 제작진이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결과, '맷돌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타당한 근거가 없다' 라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터무니없고, 어이없고, 어처구니없는 상황.

살면서 가능하면 마주치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요. 왠지 끝나지 않는 코로나 상황이 딱 그런 것도 같습니다.

5월이 지나면, 이 터무니없는 감염병이 흔적 없이 사라지길 진심으로 기원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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