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Y터뷰②]니키타 "한예슬 부러웠다…의료사고는 슈퍼 을"

[단독Y터뷰②]니키타 "한예슬 부러웠다…의료사고는 슈퍼 을"

2018.05.12. 오전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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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Y터뷰①]니키타, 의료사고 후 "자살시도까지…" 심경 고백 에 이어서

모든 것이 완벽했다. 어쩌면, 인생에서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였다. 신곡 발표 준비를 모두 마치고, 컴백까지 2주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한국과 중국에서의 활동 스케줄도 여러 건 잡혀있었다.

하지만 그날의 사고가 모든 것을 앗아갔다. 니키타(본명 심성미)는 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을 받게 되는데, 이때 발생한 의료사고가 모든 것을 무너트렸다.

그 병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그 의사에게 시술을 받지 않았더라면,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진다. 얼굴의 상처도, 마음의 상처도 깊게 파여버렸다.

YTN Star는 최근 2년 전 의료사고를 고백해 화제를 모은 가수 겸 배우 니키타(본명 심성미)를 만났다. 큰 용기를 내 피해를 고백한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그날, 수술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아는 언니의 소개로 간 피부과에서 니키타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하고, 수면마취 후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그런데 깨어난 그의 얼굴 양 볼에는 거즈가 붙어있었다. 병원은 화상 사실을 즉각 알리지 않았다.

"컴백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거즈를 붙이고 갈 수 없으니까, 2주를 기다리다가 의사에게 물어본 거죠. 그랬더니 그제서야 화상을 입었다고 해서 화상 전문 병원에 갔었어요."

화상 전문 병원에서는 오른쪽 뺨 화상 3도, 왼쪽 뺨 심재성 2도 화상 판정을 냈다. 하지만 의료사고를 낸 피부과에서는 자신들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고, 울며 겨자먹기로 사고를 낸 병원에 다시 갔다.

"다른 데 가면 보상을 못해준다고 했기 때문에 무서웠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그런데 피고름이 나고, 제대로 안쪽 피부의 상처가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봉합을 해버린 거죠. 봉합도 울퉁불퉁하게 됐어요."

봉합 이후 통증과 부작용은 이어졌다. 니키타는 수술 이후 눈과 코 주변의 당김을 느꼈다. 1.5였던 시력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법적으로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안과적인 부분은 포기해야 했다.

"통증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있어요. 안쪽 피부의 상처 부위를 치료하려면 봉합한 부위를 개봉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금액적인 부분도 현재로서는 감당하기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의료사고 후, 뒤늦게 알게 된 사실들

의료사고 이후 병원과 싸우는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든 사실들을 알게 되며 충격은 더 커졌다. 해당 병원 원장이 새로왔다고 소개한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집도의가 두 사람 모두였던 것.

"원장은 수면마취 들어가기 전에 인사하고 나가는 건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제 수술을 의사 두 명이 집도한 걸 알게 됐어요. 왜 두 명이 필요했고, 저한텐 말을 안 했는지 이해가 안 돼요."

그뿐만이 아니었다. 니키타에 따르면, 자신이 수술을 받기 전 싸인을 했던 수술 동의서는 깨끗한 상태였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보여줬을 때 동의서는 여러 가지를 설명한 것처럼 형광펜 칠이 되어 있었다고.

"생각할수록 이해가 안 가는 거죠.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병원 측의 설명, 사과 들어본 적 없어요. 병원을 소개해줬던 그 언니도 사고 이후에는 연락이 점점 끊기더라고요. 상처를 많이 받았죠."

그가 충격을 받은 건 또 있었다. 퇴사한 해당 병원의 전 직원에게 자신과 같이 피부과 시술을 받다가 의료사고 피해를 당해 얼굴에 상처가 남은 피해자가 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상처의 모양이 바뀔 때마다 마음도 바뀌고 힘들어요. 의료사고를 입은 후 치료 과정에서 대충 하는 듯한 병원 측의 태도에도 상처를 입었는데 저 뿐만이 아니라니…마음 아파서 다른 피해자분을 제가 만나보고 싶습니다."

◆피소 의사 측, 의료사고 고백 이후에도 사과 無

병원 측이 즉각 의료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니키타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최근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2년 넘게 법적 공방을 이어온 셈이다.

"피해 입은 걸 입증하려면 피해자가 나서야 하는 시스템이에요. 이 부분이 개선되면 좋겠어요. 병원에서 신체 감정을 받으면 결과에 따라 보상금액이 책정되는 건데 신체 감정을 받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신체감증은 법원이 선정한 감정인(의사)이 상해 유무와 원인 등을 확인, 규명하는 절차다. 하지만 이 또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정확한 검사를 받기가 쉽지 않아 S 병원, J 병원, K 병원 등을 전전해야했다.

"몇 개월을 기다렸는데 감정을 거절당할 수도 있어요. 그럼 타 의료기관에 가서 또 기다려요. 그렇게 해서 어렵게 한 군데를 갔고 자료도 준비해서 갔는데 대충 보는 듯한 태도…그 모습에 상처를 또 받았죠. "

소송이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심한 상처를 입었다. 병원 측은 의료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서면 상으로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보상금액을 낮출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2년이 20년 같아요. 그만큼 길게 느껴졌고, 2년을 준비한 앨범 활동도 하지 못하고 은둔 생활을 했는데 사고를 낸 의사는 직접 사과도 하지 않았어요. 의료사고 피해를 첫 고백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사소송, 2년째 진행 중…최근 조정 절차 들어가

최근 배우 한예슬이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으며 의료사고 피해를 입은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고백해 충격을 줬다. 2년전 피해를 입었던 니키타는 한예슬의 고백에 용기를 얻고 뒤늦게 상처를 드러냈다.

"한예슬 씨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피해 사실을 공개하자마자 의사가 사과했고, 많은 이들이 걱정해주고 있잖아요. 한편으로는 부러워요. 모든 피해자가 한예슬 씨처럼 사과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2년 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상처를 고백한 만큼, 니키타는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피해 이후 상황에 대해 알리고 힘을 내 법적공방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법적공방을 끝내고 빨리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사고 직후엔 보상금 얼마를 줘도 내 원래 얼굴이 돌아오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랜 기간 활동도 못하고, 치료비와 소송비로 지출만 하다보니 이젠 경제적 어려움도 큰 게 사실이에요."

현재 그는 5천만 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 2016년 중국 활동을 준비하며 구두계약을 맺었던 부분은 파기됐고, 이후 고정적인 수입은 일주일에 한번 학교 강의를 나가며 받는 게 전부. 소송비와 진료비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보상금이 책정되면, 주변에 진 빚을 갚고 빨리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요. 방송 재개의 꿈도 있고, 교수의 꿈도 갖고 있는데 법적 공방이 마무리되야 제 꿈을 위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 (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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