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스타' 신성일 별세...韓 영화 역사였다 (종합)

'영원한 스타' 신성일 별세...韓 영화 역사였다 (종합)

2018.11.04. 오전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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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스타' 신성일 별세...韓 영화 역사였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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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가 이제는 치료를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 기적적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내가 원래 체력관리를 잘해왔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던 배우 신성일의 말이다. 지난해 6월 폐암 3기 진단을 받은 그였지만 현장을 좌지우지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보여줬다.

그런 신성일이 향년 81세로 4일 오전 2시 30분께 전남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폐암 투병으로 치료에 매진했고 호전되기도 했지만,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망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6일 진행되며 장지는 경북 영천이다.

1937년 경상북도 대구 출생인 고(故) 신성일은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해 '맨발의 청춘' '아낌없이 주련다' '날개' '만추' '안개' '군번 없는 용사' '별들의 고향' '겨울 여자'는 물론 2013년 출연한 '야관문'에 이르기까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그 때문에 한국영화의 산증인이자 그 자체로 역사로 불린다.

회고전에서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내년까지 '행복'이라는 작품을 만들고 경북 영천에 쉼표를 만들고 싶다. 2019년에는 소설 '바람이 그린 그림'을 영화화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더욱더 안타까움을 안겼다.

'영원한 스타' 신성일 별세...韓 영화 역사였다 (종합)

고인은 1964년 '맨발의 청춘'에서 호흡을 맞춘 엄앵란과 결혼했다. 당대 최고의 톱스타였던 두 사람의 결혼식을 구경하기 위해 인파가 운집하여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무려 4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두 사람은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영화배우로 활발히 활동했던 고인은 1978년 박경원 전 장관의 특별보좌역으로 발탁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제11대(1981), 제15대(1996) 총선에서 낙선한 끝에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스캔들로 구설수 오르기도 했었다. 2011년에 펴낸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에서 연극배우와 아나운서로 활동한 고 김영애(1944-1985)와 1970년대에 만나 사랑한 이야기를 공개해 파장을 일으킨 것. 당시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아내 엄앵란도 몰랐던 이야기"라며 "(김영애는) 내가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이라고 말하며 논란을 사기도 했다.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뒤 항암 치료와 방선선 치료를 받으며 회복에 힘써왔다. 지난 3월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암 투병기와 근황을 공개했다. 또한 지난 10월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회고전 당시 고인은 "향후 삶에 대한 설계가 다 돼 있다"며 "따뜻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또 (제가 사는) 영천에 카페와 스타디움을 만들고 소규모 음악회를 여느 등 사람들의 쉼터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그다음은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쉽게도 그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한국 영화에 깊은 족적을 남긴 그의 행보는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으로 보인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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