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INT] '소녀팬 장악' A매치 2연전, 열풍 이어가려면 'K리그 흥행' 필수

[A-POINT] '소녀팬 장악' A매치 2연전, 열풍 이어가려면 'K리그 흥행' 필수

2018.09.12.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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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명수 기자= '역대급 분위기'였다. 한국 축구는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 중심에 '소녀팬'들이 있었다. 그리고 대표팀으로 시작된 흥행 열풍을 K리그로 이어가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KEB 하나은행 초청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새롭게 출발한 벤투호는 1승 1무의 성적으로 9월 A매치를 마쳤다.

최근 한국 축구의 분위기는 가라앉아있었다. 한 때 전 국민이 주목하는 이벤트였던 월드컵은 '북미 정상회담'. '전국동시지방선거' 등의 이슈에 가려 흥행하지 못했다. '역대급'으로 주목 받지 못한 월드컵이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러시아로 향하기 전 대구와 전주에서 치렀던 A매치 2연전은 빈 좌석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하지만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3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격파했다. 1승 2패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독일전이 '불씨'였다면 아시안게임은 '기폭제'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2회 연속 금메달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20명의 선수 중 8명이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소집됐다. 뜨거운 열기는 A매치로 이어졌다.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전과 수원에서 열린 칠레전 모두 매진됐다. A매치 2경기 연속 매진은 12년 만의 일이다.

역대급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A매치 2경기 속에서 한국 축구는 하나의 숙제를 안았다. 바로 축구 열풍을 K리그로 이어나가는 것이다. 특히 해외파에 집중된 소녀팬들의 관심을 K리그로 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사실 A매치에서 인기를 끌었던 선수들은 해외파가 대부분이었다. 손흥민을 비롯해 이승우, 황희찬 등이 공을 잡을 때면 소녀팬 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마치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한 분위기였다. 콘서트에서 볼 수 있었던 피켓도 다수 포착됐다.

하지만 중요한 힌트를 얻었다. 여성 축구팬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을 인터넷 상으로만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경기장을 찾아 '직관'한다는 것이었다.

칠레전을 앞두고 경기장에서 만난 박세리(22) 씨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축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TV로만 보다 경기장에서 직관하는 것은 처음인데 설레고 기대 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바깥에서 이야기를 나눈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이날 칠레전이 '첫 직관'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 주말부터 K리그1이 재개된다. 대표팀 소집 선수 중 중간에 낙마한 조현우를 포함해 11명이 K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 중 아시안게임에서도 뛰었던 선수는 송범근, 김민재, 김문환, 황인범. 총 4명이다.

특히 김문환이 뛰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는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아시안게임을 가기 전만 하더라도 무명에 가까웠던 김문환은 아시안게임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로 축구팬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귀여운 외모와 함께 소녀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에 부산은 김문환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관중 동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문환 또한 적극적이다, 김문환은 오는 16일(일요일) 부천전에서 복귀 경기를 기념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로 마스크 팩을 선물로 나눠준다. 그리고 김문환은 어린 시절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며 부산지역 대학생들의 시력 교정도 도울 예정이다.

부산 관계자는 최근 부산에 불고 있는 '김문환 열풍'에 대해 "홈경기가 6경기 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즌권을 사겠다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여중, 여고생 팬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 구단 SNS 좋아요 수도 증가했다. MD 상품을 제작해달라는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 이번 주말 부천전의 경우 예매율이 평소의 5배 이상이다. 확실히 체감이 간다"고 전했다.

부산의 사례를 보듯 축구 열기를 K리그로 이어갈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 그리고 A매치 2연전을 통해 '여성 축구팬'의 위력을 실감한 만큼 열기를 K리그로 이어가기 위한 숙제의 힌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은 들어왔고, 이제 노를 저을 차례이다.

사진 = 윤경식 기자, 부산 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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