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교육 후기
YTN 신입 취재 기자 | 변영건
최종수정: 2016년 11월 04일 금요일
언론인으로서 5년 뒤, 10년 뒤를 어떻게 적응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승현 선배와 서정호 선배를 통해 우리 회사가 어떻게 대응해가고 있는지,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플랫폼 회사들을 견학하면서 저마다 다른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신입사원들에게 뉴미디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당장 사스마와리(수습기자들이 담당 경찰서를 돌며 사건을 취재하는 일)를 돌고 사회부 말진으로 살아가면서 이번에 느낀 바를 실천할 수 있을 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기자생활을 하면서 항상 이번 한 주를 통해 얻었던 고민과 나름의 답을 항상 염두하며 살아갈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런 기회를 얻은 것에 정말 감사합니다.
네이버+페이스북
다매체 시대에 선택 받는 뉴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사실상 뉴스 소비의 대다수를 관장하는 두 플랫폼은 정반대의 큐레이션 시스템을 가졌습니다. 에디터가 직접 뉴스 배열을 선택하는 네이버와 알고리즘으로 선택하는 페이스북 모두 자신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자신들의 방향이 옳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제작자인 우리측에서 다소 번거롭더라도 하나의 콘텐츠를 플랫폼 별로 다른 형태로 가공하는 것(one source multi use)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에디터의 가치 판단이 개입되기 때문에 큰 줄기를 가지고 흐르는 기획성 기사에 중점을(에버그린 콘텐츠), 페이스북의 경우 개별 소비자 특성에 맞는 뉴스가 하루하루 소비되고 사라지는 형태기 때문에 같은 뉴스도 보다 세분화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 개인적 견해입니다.
황용석 교수 강의
황 교수는 해외의 여러 보도 사례를 통해 현재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어떤 방향으로 기사를 표현해야 할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교수가 소개한 ‘스트럭처 저널리즘’은 좋은 언론이 되기 위해 반드시 고민해 보아야 할 지점이라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생산할 콘텐츠가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겠다는 목표치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교수가 보여준 사례들을 당장 한국에서 적용이 가능한지는 의문입니다. 아웃링크에서 인링크로 향하는 플랫폼의 변화, 유료 구독자가 많은 해외에 비해 뉴스가 사실상 무가로 유통되는 한국에 적용 가능한 건지 교수에게 강연이 끝나고 질문하자 “역시나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 어려운 부분을 고민하는 것이 앞으로 제가 할 일이겠지요.
피키캐스트
가벼움, 재미 만을 추구하는 줄 알았던 피키캐스트에서 새로운 뉴스 큐레이팅 프로그램인 '디스커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겠다,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겠다 하니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네이버나 페이스북이 등장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심과 함께 그렇게 되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일종의 우려였던 것 같습니다. 언론인으로서 앞으로 맞닥뜨릴 환경, 갈수록 녹록지 않아보입니다. 지금도 어렵지만 지금과는 또 다른 환경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기자 생활을 해야겠습니다.
유튜브+구글
개인적으로는 구글, 유튜브와의 협력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이 YTN이 다른 사들과 차별화된 뉴미디어 전략을 구사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유튜브 자체가 동영상 콘텐츠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고, 네이버 이후의 플랫폼은 결국 구글이 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유튜브에는 아직까지 두드러지는 뉴스공급자가 없다는 점도 YTN이 점유율, 영향력을 확대하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보입니다.
이현진 유튜브 콘텐츠 파트너십 수석부장은 3가지 해외 성공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 중 2가지는 우리도 고민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1) 인물이 끌고가는 뉴스? 숨겨진 이야기나 개인의 철학을 담아 뉴스를 보도하는 형태입니다. 공정성이 중요한 YTN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2) 악어와 악어새 모델(제가 임의로 붙인 표현입니다) - 언론사는 아카이브를 제공하고 작은 매체가 이를 재가공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CNN-Buzzfeed 등에서 실현되고 있으며, 긴 버전을 원할 때는 전통매체로, 짧은 버전을 원할 때는 신생매체로 가서 콘텐츠를 소비할 것을 서로 유도합니다. 콘텐츠 이용에 대한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가장 빨리 가능한 모델이라 생각합니다.
3) 악어와 악어새모델을 언론사와 크리에이터 간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트럼프가 이슈가 되면 크리에이터가 언론사 아카이브에서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찾아 재가공할 수 있게 하는 컨셉입니다. 현 이슈와 연관된 과거를 재방문하는 형태는 우리 뉴스 채널을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YTN PLUS와의 뒤풀이 자리에서 서정호 선배는 “디지털뉴미디어 전략을 성공시킨 언론사는 전세계에 단 한 곳도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뭐든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회사가 또 한 번 혁신을 일으킬 때 이번에 배웠던 모든 것들이 그 바탕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 YTN PLUS 서정호 팀장 hoseo@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