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디지털로 이야기해야 하나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 황용석 교수
최종수정: 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요즘 누가 TV로 뉴스를 보냐고 한다. 스마트폰만 열면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이슈를 친절하게 보여주니 말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TV, 라디오, 신문 등의 매체 소비 시간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뉴스 소비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그만큼 '모바일 시청자' 시장이 확대됐다.
뉴스 소비가 ‘원자화’되고 있다. 멀티플랫폼이 등장하면서 63.5%가 스마트폰으로 컨텐츠를 확보, 그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TV 시청 시간은 줄었고, 종이 신문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뉴스의 가장 핵심적인 기준이 '섬띵뉴(something new)'인데, 과거의 '주기적인 정보 제공'이라 하면 전날 조간 마감, 방송뉴스로 따지면 9시 뉴스였다. 온라인 미디어, SNS가 등장하면서 주기성이 깨졌다.
뉴스의 주기성이 흔들리면서 직격탄을 맞은 곳은 정통 매체다. 주요 방송사들 대부분이 '프라임 뉴스'에 사이클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벤트(사건사고)'는 24시간 계속된다. 과거에는 '뉴스룸'의 시간에 두부판 나누듯 1판, 2판으로 기사를 낼 수 있었다면 이제는 아니다. 뉴스 주기성의 문법은 깨지고, 데드라인(deadline)은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5년, 미디어를 재편하는 구조로 갈 것이다. 그렇지만 혁신을 한다고 당장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뉴미디어는 하면 할수록 수익보다 비용이 먼저 발생하는 구조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을 만들어내야 하는 게 현실이니 '혁신의 딜레마'다.
불확실성의 시대, 너무 많은 변수가 있지만 그러던 중 하나가 우연히 터진다. 뉴욕타임즈의 360도 VR(가상현실) 뉴스 등을 보면 무엇보다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주식 시장은 미래 가치에 투자를 하는 거지, 현재 가치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 미래에 대한 잠재가치를 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룸의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저널리스트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때다. 뉴스룸의 조직문화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 결국 많은 시행이 한번의 성공을 이끈다.
뉴스룸의 혁신, 시스템화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다. 뉴스 아카이브를 통한 검색의 효율성 증가, 알고리즘 처리(보도자료) 등으로 기자들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헤드 기사'를 만들어내야한다.
새로운 저널리즘 콘셉트가 필요하다. '뉴스를 재구조화' 하는 것에서 돌파구를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세계 미디어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스트럭처 저널리즘(Structured Journalism)'이 좋은 사례다. 기사 속 데이터를 쪼개고 다시 재구성하여 상호 연결 관계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제는 '원맨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으로 훨씬 더 기사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축적된 데이터는 많고, 접근할 수 있는 길도 다양하다. 앵무새 저널리즘은 끝났다. '무엇이 일어났다'가 아니라 설명(explain)하고 서술(description)해야한다. 기사가 원인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메시지는 달라진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 이후 팔로우 기사를 찾기 어렵다. 실제로는 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하는데 뉴스로 안 나가는 경우가 많다. 지금 이 순간에 벌어지는 일이 중요하게 다뤄지다 보니 '버려지는 기사'가 너무 많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도, 시각적 스토리텔링 등 모든 부서에서 접근 가능한 멀티미디어 데스크가 필요하다.
■ 키워드로 생각하는 디지털스토리텔링 기법(인터랙티브 콘텐츠개발에서 고려점)
1. 신속성: 가벼운 시스템이 앞선다.
2. 주제적절성: 이야기를 꾸미기 전에 왜 중요한가를 고민하라.
3. 정보맥락성: 생각하듯 맥락적으로 연결하라.
4. 이용자참여성: 함께 스토리를 만들라.
5. 교차조합성: 분해와 결합, 역사는 반복된다.
6. No Deadline(노 데드라인): 관심이 줄었다고 중단하지 마라.
7. 경험지향성: 이용자의 몰입과 개입을 유도하라.
8. 단순성: 모바일을 위해 줄여라.
디지털은 채널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 디지털 오디언스(audience)와 접점을 넓히려는 작업이 요구된다.
여기서 워크플로(workflow)도 중요하다.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 사이)힘의 균형을 조절하면서, 누수 되는 불필요한 과정이 없어야 한다. 과감한 인재 채용, 기자들의 명확한 롤, 부서 간의 역할 장벽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TV 밖 뉴스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뉴스는 계속 흘러가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 할 것인가. 창조적인 스토리텔링을 고민할 때다.
※ 글로벌 매체의 다양한 시도
1. The Displaced | 360 VR Video | The New York Times (뉴욕타임즈의 360도 VR 뉴스)
- https://www.youtube.com/watch?v=ecavbpCuvkI
- https://www.nytimes.com/packages/html/nyregion/20020526_WTC/
2. INSIDE THE ACTION - Figure Skating | The New York Times(뉴욕타임즈의 올림픽 디지털스토리텔링)
- http://www.nytimes.com/interactive/sports/olympics/olympics-interactives.html#tab4
3. Boston Marathon Structured Journalism | The New York Times
-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3/04/22/sports/boston-moment.html
4. 자체 뉴스 DB를 활용한 디지털스토리텔링 실험실 | BBC
- http://www.bbc.co.uk/taster/
5. One-minute World Newsㅣ BBC
- http://www.bbc.com/news/10462520
6. 오픈형 시민 저널리즘 ㅣ Guardian
- https://witness.theguardian.com/
7. 구글맵의 Mashup 서비스(실시간 항공편 추적기)ㅣGoogle
- http://gmapsflighttracker.com/
/ 정리 : YTN PLUS 최영아 기자 cya@ytnplus.co.kr
/ 사진 : YTN PLUS 서정호 팀장 hoseo@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