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키캐스트는 콘텐츠 제작을 어떻게 하는가?
피키캐스트 | 김창섭 센터장
최종수정: 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피키캐스트는 콘텐츠 제작을 어떻게 하는가? 그 시작점은 '놀이터 같은 곳을 만들자'였다.
어디서 '콘텐츠 소스'를 찾나. 먼저 이슈를 직접 리서치 하는 경우는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뉴스 보도를 참고한다. 그 다음은 에디터의 '내적 동기'나 '우연한 상황'에서 아이템이 나온다. 놀면서 이야기 하다가 기획물이 나오기도 한다.
피키캐스트 콘텐츠 유형별 사례를 살펴볼까.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것이 있다. ‘순살치킨vs일반치킨 어떤게 더 이득일까? 순살치킨이 일반치킨보다 왜 1,000원 더 비싸지?’ 철저하게 에디터 본인의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그야말로 날 것의 실험이다. '당신 귀찮으니까 내가 한번 확인해볼게' 이런 콘셉트랄까. 카드 형태로 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다음은 '본격 연애 시물레이션 마동석 오빠와의 하루'다. 배우 마동석을 좋아하는 에디터가 가상으로 만든 '데이트 콘셉트' 아이템이다. '망상'이 콘텐츠화 되기 시작했다. 3편까지 하고 마무리 됐다.
사회 참여형 콘텐츠도 있다. '지드래곤이 차고 있는 팔찌가 궁금하다'라는 제목이다. 실제로 '승일 희망재단'에 기부금을 전하는 팔찌였는데, 이 아이템이 나가고 재단에 문의 폭주했다고 한다. '꼭 봐야할 위안부 영화가 개봉을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13년 만에 완성된 영화 '귀향'을 소개한 콘텐츠도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피키 피플의 등짝을 보여줘', '목선 콘테스트(남자들이 미치고 여자들이 갈망하는 이것)', '짜장면에 고춧가루를 뿌린다 vs 안뿌린다', '남자친구가 자꾸만 전 여친과 연락을 합니다(연애 상담해주는 남자)' 등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도 생산하고 있다.
생활 맞춤형 콘텐츠도 만든다. 아이폰 이어폰을 200% 활용하는 팁, 호텔 스타일로 수건을 접는 법, 여자가 남자에게 관심있을때 하는 행동 등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람들이 어디서 모여서 와글와글 놀 수 있을까. '피키캐스트'는 말했듯이 놀이터 같은 곳이다. 이 곳에 와서 함께 이야기하고 놀자는 거다. 에디터들이 사진이나 음악, 영상을 넣어 글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로슈머[prosumer],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난다. 항상 PC 앞에 앉아 있었다면 시장이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달라졌다. 모바일에서 와글와글 떠들기 위한 공간을 찾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원하는 건 날 것의 콘텐츠, 보여주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질문을 던지는거다. 콘텐츠 소비에서 더 나아가 직접 생산하고 소통하며 이것들을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레 프로슈머적 문화를 향유하는 거다. 결국 소비자가 제작, 유통, 소비 등 전과정에 참여하고 재생산과 패러디를 한다.
피키캐스트의 예를 볼까. '판다 그려보기(발로 그려도 괜찮아요)'와 같이 유저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토토가 보고 삘 꽂힌 남고딩의 약빤 춤사위(영상)'는 화제의 주인공을 직접 섭외해서 만든 콘텐츠다. 특정 아젠다를 가지고 랩 배틀도 벌였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랩배틀을 뜬다면?'으로 영상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피키캐스트는 '첫 댓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사람들의 감정을 생각한다. 기사를 읽지 않고 댓글 한줄로 소비하는 경우도 많다. 피키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이니까 '여기(댓글)'에 관심이 많다. 이용자가 직접 '댓글' 소스를 만들어 보내기도 한다.
피키캐스트 Q&A
Q. 피키캐스트의 타깃은 왜 20대인가?
A. 10대는 20대를 동경하고 30대는 20대를 그리워한다. 10대는 버즈를 일으키고 30대는 소비활동을 한다. 자연스레 20대의 공간에 몰려들게 되는 것. 그럼 왜 20대가 피키에서 놀까?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새로운 놀이 문화에 대한 진입 장벽이 있다. 10대들은 데이터도 부족하니까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는 '피키캐스트'를 찾는게 아닐까.
Q. '버즈피드'와 '피키캐스트'는 뭐가 다른가?
A. 버즈피드는 '-하는 몇 가지' 이런 식의 콘텐츠 많았다. 버즈피드의 DNA는 '놀이 문화의 향유'라는 생각이 든다. 버즈피드와 피키캐스트의 가장 큰 차이? 버즈피드 보다 자체 앱의 집중도가 높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 사이에 회자가 될까. 인터랙션의 방향이 좀 다르달까. 일으키려는 버즈가 좀 다르다. 피키 안에서 모두 소비되고 끝나는 것이 많다. 버즈 피드와는 형태나 구성이 유사한 콘텐츠가 있지만 비교해서 써보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Q. 광고 수익은 얼마나 되나?
A. 광고를 콘텐츠화 해서 만드려고 한다. 의도치 않게 광고를 해야한다면 '광고도 피키화' 한다는 거다. 광고 제작 스토리를 보여준다거나, 광고의 수정 과정까지 공개할 수도 있겠다.
Q. 일명 '짤' gif를 활용한다. DB가 따로 있나?
A. 연예인 포토 DB 처럼 따로 모아져 있지는 않다. 기피닷컴(giphy.com), 텀블러, 플리커, 게티이미지뱅크, 무료 이미지 등 만들어진 소스를 활용하는 편이다. 필터를 잘 걸어 검색하면 사용할 수 있는 소스를 찾을 수 있다. 소스 전체가 완전히 클리어 하다고(저작권에서 자유롭다고) 하기 어렵지만 비율로 따지면 90%는 문제 없는 걸로 활용한다. 유명한 짤의 경우 저작권 이슈 때문에 직접 패러디해서 쓰기도 한다. 드라마는 제휴(JTBC, tvN) 맺은 방송사 등 확보됐거나, 오피셜로 풀린 소스를 기본적으로 활용한다.
Q. 구체적인 검열 방식이 있다면?
A. 피키캐스트 내에 이용 동의를 구해주는 조직이 있다. 사내 변호사, 해외 커뮤니케이션 팀도 따로 있다. (저작권) 논란이 될 정도로 운영이 되지는 않는다. 부족한 소스는 참여형 콘텐츠로 채우는 경우도 많다. 내부적으로는 검열시 (이미지) 저작권 보다는 내용의 표절에 관심이 더 많다. 제대로 잘 구성됐는지? 글도 검수를 거친다. 무조건 만들었다고 배포되는 건 아니다.
Q. 하루 UV가 어느 정도인가?
A. MA(모바일 앱)는 500-680만. 많을 때는 700만까지 유입된다.
Q. 피키캐스트는 다른 사업은?
A. 저작권 미디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매체력이 확보되면서 방송사, 언론사, 창작자, 기업 제휴가 잘 되고 있다. 30% 이상이 제휴 콘텐츠다. 이미지 저작권도 제휴 등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Q. 현재 인력 어느 정도?
A.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인력 60명 정도 된다. 영상 조직은 17명 따로 있다. 피키 픽쳐스도 영상 조직 안에서 작가, PD가 나눠져서 '원팀'으로 하고 있다. 콘텐츠 만드는 속도는 어떤 건 하루에 촬영과 편집을 완성해 제작한다. 3~4일 걸리는 경우도 있다.
Q. 피키캐스트의 APP 탄생 배경?
A. 페이스북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는 멀티 소스로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려웠다. 영상이나 움직이는 사진(gif) 등을 섞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필요했다. 피키캐스트 대표님이 개발자 출신이다.
/ 정리 : YTN PLUS 최영아 기자 cya@ytnplus.co.kr
/ 사진 : YTN PLUS 서정호 팀장 hoseo@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