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북부를 휩쓴 대형 산불이 6일 만에 꺼졌지만, 26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대피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아직 현장에서는 잔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집을 잃은 주민들도 대피소 신세를 지고 있는데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현장 상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합니다.
현장으로 가보시겠습니다.
[이철우 / 경상북도지사]
이번 산불은 그동안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산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산불이 태풍을 만나서 폭탄불이 됐습니다. 폭탄불. 그러니까 태풍을 만나서 날아가면서 산에 불이 났는데 바다에 있는 배가 12척이나 탔습니다. 그건 아무도 상상을 못 했고 그전에 있어 본 적도 없습니다. 산불 났는데 어떻게 바다에 있는 배가 타느냐. 그만큼 태풍으로 인해서 불이 난 겁니다.
현장을 가보시면 전쟁이 나도 이런 형태는 아닐 거다. 폭탄을 퍼부어도 이런 형태로 태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현장에 가면서 정말 놀랐다. 이상기후에 대비하지 않으면 이런 현상이 계속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1월달에 LA에서 산불이 났을 때 박찬호 집이 탔다 이래서 우리 국민들이 많이 긴장을 하고 저런 현상이 우리나라에도 있겠느냐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곧바로 우리나라에 일어났습니다. LA 산불은 우리보다 훨씬 적게 탔습니다. 우리가 약 4만 6000헥타르를 태웠는데 거기는 2만 3000헥타르를 태웠습니다.
우리나라 역대 최대 산불이 동해안 산불 2000년도에 일어났습니다. 그때 2만 3000헥타르를 태웠습니다. 이번에 그 2배였습니다. 그때 바람이 최대 풍속이 4.4km였습니다. 1시간에 산불이 날아가는 시간이 4.4km였는데 이번에 8.2km였습니다. 그래서 대피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고 싶은 것은이제 대한민국은 재난대응 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됩니다.
우리나라 숲은 우거질 대로 우거졌고 숲 밑에 있는 낙엽은 적어도 30cm, 높게는 1m까지 쌓여 있습니다. 불이 나면 감당할 수 없고 지금도 잔불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낙엽 속에 1m, 50cm 밑에 불이 들어가 있는 것을 일일이 손으로 다 긁어내야 합니다. 그런 정리를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어떻게 정리를 해야 되겠느냐. 우선 장비가 문제입니다. 헬기가 많이 올 때는 90대 가까이 왔습니다. 88대까지 왔었는데 그 헬기 주머니가 500리터, 800리터, 1000리터 미만이 70%입니다. 공중에서 물을 쏘면 다 흩어지고 없습니다.
그래서 대규모의 물주머니를 가진, 지금 제일 큰 것이 8000리터인데 우리나라에 몇 대 없습니다. 우리가 8000리터짜리 2~3개를 이번에 의성 산불, 경북 북부 산불에 왔었는데 그것마저도 역할을 제대로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형 헬기 그리고 외국처럼 수송기로 하는, 적어도 몇 만 리터가 들어 있어서 초장에 불을 꺼야 됩니다. 그래서 이런 장비, 또 밤에 속수무책입니다. 밤에 헬기가 못 뜹니다. 밤에 헬기를 띄울 수 있는, 밤에 진화할 수 있는 장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건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해야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볼 때 아침에는 연기 때문에 또 안개 때문에 헬기가 못 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