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극단이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소설가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를 연극 무대에 올렸습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 선 주인공 영혜가 고기를 집어 쓰레기통에 던져버립니다.
적막감 가득한 무대에서 단호한 몸짓으로 움직이는 배우의 모습에 관객들은 어느새 현실을 떠나 작품 속으로 깊이 빠져듭니다.
[장-다미앙 샤리에르 / 관객 : 아름다운 연극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매우 아름다운 언어와 아주 훌륭한 글의 발견이라 생각합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공연.
원작의 강렬한 감정선과 섬세한 서사가 무대 위에서도 밀도 있게 구현됐습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연극 무대에 올릴 날만 고대했다는 연출가 데플로리안 씨는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는 순간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다리아 데플로리안 / 연극 [채식주의자] 연출가 :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의 삶, 문제, 행복, 불행을 안고 극장에 옵니다. 단 한 가지 반응을 보이기는 어렵습니다.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공연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극단 측은 이번 파리 공연에선 프랑스 관객을 위해 프랑스어 자막도 준비했습니다.
언어라는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소설 속 인물들의 몸짓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하는데에도 적지 않게 공을 들였습니다.
한국소설을 이탈리아 연출과 프랑스어로 표현한 무대는 언어와 문화를 초월해 관객들에게 깊은 예술적 교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