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토리 31화. "해외입양인의 권리 보장되길"…입양 활동가로 돌아온 스웨덴 입양동포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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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오후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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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울림 슈블룸 / 스웨덴 입양동포 : 제 이름은 리사 울림 슈블룸입니다. 직업은 만화가이자 삽화가고 스웨덴에서 온 한인 입양인입니다.]

[리사 울림 슈블룸/ 스웨덴 입양동포 : 만화가로서 입양을 주제로 한 만화책 두 권을 냈어요. 그중 <나는 누구입니까>는 저의 입양 사연과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죠. 입양인으로서 자라온 이야기, 그리고 입양 당시 저와 관련된 사실이 위조된 정황을 깨달아가는 이야기가 담겼어요. 저에게는 입양 서류가 여러 개 있어요. 공식 서류는 해외 입양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해준 서류였는데, 제가 아무런 정보 없는 고아라고 적혀있죠. 새로운 성(姓)이 부여되고 서류상 가족 구성원이 저밖에 없다고 나오는데, 그걸 '고아 호적'이라 불러요. 입양이 가능하도록 만든 새로운 가족 등록 시스템이었던 거죠. 알고 보니 양부모에게만 전달됐던 또 다른 서류가 있었는데, 그 서류에는 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적혀있었어요. 양부모가 참고할 만한 아기 상태뿐만 아니라 친부모의 이름과 나이, 둘은 어떻게 만났고 왜 저를 포기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적혀있었죠. 그 지점에서 서류를 날조하고 조작한 정황이 있었다고 보는 거예요. 마침 진실화해위에서 국가가 과거에 시민들에게 가한 폭력을 조사한다고 해서 저를 포함한 입양인들이 각자의 사례를 제출하기로 했어요. 입양 절차상 인권 침해가 있었고 한국 정부도 입양기관을 통해 이를 승인한 정황이 있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놀랍게도 진실화해위가 마침내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어요.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정말 오래 힘써왔지만,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리사 울림 슈블룸/ 스웨덴 입양동포 : 친부모를 찾으려고 입양기관에 연락했는데 아무것도 찾지 못했고 앞으로도 찾기는 어렵다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입양기관에서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마지막에는 남편이 제가 태어난 부산의 거의 모든 곳에 연락했어요. 누군가는 답변해줄 거라는 믿음으로 도서관, 교회, 시청, 대학교 등 정말 모든 곳마다 영어로 연락을 돌렸어요. 그리고 부산시청에서 일하는 정말 착한 분이 저를 부산 경찰과 연결해줬고 경찰서에서 친부모를 찾는 데 도움을 줬죠. 친모와의 재회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었고 동시에 고통이었어요. 어머니의 슬픔이 느껴졌거든요. 우리는 손을 맞잡았고 어머니는 제가 살아있어서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제가 태어날 때 너무 작아서 죽은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리사 울림 슈블룸/ 스웨덴 입양동포 : 포럼에서 제가 스웨덴에서 살아온 삶이 어땠는지 등을 이야기했어요. 자라면서 자주 경험한 인종차별과 입양인으로서의 고난을 위주로 얘기했던 것 같아요. 또 한국 정부가 한인 입양인들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어요. 입양인들을 위한 국가 주도의 DNA 은행이 대표적인 예시예요. 입양인 상당수는 DNA 정보가 아니면 가족을 찾기 어려워요. 입양 서류는 날조나 위조된 경우가 많거든요. 저의 만화책을 통해 사람들이 더 큰 그림에서 입양을 바라보고 이 문제가 생각보다 복잡한 인권 문제라는 점을 인지했으면 좋겠어요. 그저 배부른 해외입양인들이 별것 아닌 일로 불평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도 한국인이고 이 나라에 소속되고 싶어요. 비록 다들 한국 가족과 떨어지게 됐지만, 해외입양인으로서 그 존재를 인정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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