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만화 '한복', 국제 무대에 선보인 프랑스 입양동포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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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6. 오후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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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로 입양된 한인 중에는 자신의 경험담이나 정체성을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해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전 세계 한인들의 다양한 삶을 소개하는 <글로벌 코리안> 이번 시간엔,

한인 입양인으로서 살아온 삶을 그려낸 자전적 만화로 각종 국제 만화제에서 상을 받은 동포를 소개합니다.

[소피 다르크 / 프랑스 입양동포 만화가 : 저는 만화 작가, 소피 다르크입니다. 만화 <한복>을 쓰고 그렸습니다 <한복>은 한 달 동안 갔던 한국 첫 여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때 (돌아가신) 친아버지의 가족과 친어머니를 만났어요.

저는 입양되어 프랑스에 1980년 6월 27일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삶은 전혀 기억이 없어요. 저희 친자매는 4명이에요. 함께였기에 서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저희끼리 대화할 때 한국어로 대화하기도 했어요. 9살이었던 언니는 한국어를 말할 줄 알았어요.

우리 가족은 3년마다 프랑스의 지방 도시로 이사 다녔어요. 이러한 경험이 저희 자매가 프랑스 사회에 쉽게 동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가는 곳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했어요. 이상적인 환경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사촌 중 하나가 저희 자매에게 신문과 잡지를 더미로 준 기억이 있어요. 글로벌 캐릭터 만화잡지를 읽고 또 읽었었어요. 학교에서 늘 그림을 그렸어요. 만화책도 계속 읽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만화가가 된 것 같아요. 또 지원해주신 부모님의 영향도 있어요.

(처음에) 친가족을 찾는 것이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은 아니었어요. 제게는 이방인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언니가 한국에서 친가족을 찾고 나서 사진을 가져왔어요. 삼촌이 혹시 몰라 보관했던 것인데 저희가 어렸을 때의 모습과 친부모님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았을 때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웠어요. 제가 지어낼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에) 제가 전혀 알지 못했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친가족을 만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매우 다양한 감정들이 있었어요. 가능한 한 가장 정확하고 솔직하게 제 이야기를 만화로 연출해보고 싶었습니다.

<한복>이라고 만화 제목을 선택했어요. 저희 (자매)가 프랑스에 도착했을 때 짐 안에는 각자 관련 기관에서 받은 '한복'이 있었어요. 굉장히 상징적이었습니다. 저희 짐에는 많은 것이 없어서 '한복'은 매우 큰 의미를 가졌어요. 제 언니가 2003년 한국에서 친가족을 찾았을 때 또 한 번 가족들이 어른 치수의 '한복'을 선물했어요. 의미 있고 아름다운 선물을 반복해서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2023 ADAGP 만화 상을 받아서 정말 좋았습니다. 상금도 받았어요. 큰 인정을 받아 굉장히 기뻤습니다. 올해 1월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심사위원 상을 받으면서 제 책을 더 오래 보여줄 수 있게 되었어요. 프랑스에선 매년 6천 권이 넘는 무척 많은 수의 만화작품이 출간되기 때문에 수상을 통해 인정받고 작품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앙굴렘 수상도 정말 행복했어요. 앙굴렘은 세계적인 만화의 도시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벅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