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잇는 한민족_고려인 정영순 씨 인생 담긴 '닭 육수 수제비'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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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1. 오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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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만 명에 가까운 고려인이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고려인이 가장 많은 동네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가르치고 대한고려인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려인 정영순입니다.

저는 오늘 아주 특별한 요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제 인생과 똑 닮아 있는 음식이죠.

[정영순 / 고려인 3세·대한고려인협회장 : 한국은 반도라서 해산물로 많이 육수를 우려내잖아요. 수제비라는 요리를 갖다가 이민자들이 와서 통합하듯이 저도 똑같이 러시아식 닭국에다가 (한국식) 수제비를 넣어 만들어 보겠습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시작된 제 삶은 셀 수 없는 이주에 이주를 거쳐 2년 전,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됐습니다.

[정영순 / 고려인 3세·대한고려인협회장 : 부모님이 (이르쿠츠크에) 유학을 가게 돼서 제가 거기서 태어났습니다. 자란 곳은 사할린이고.]

세상에 유일한 정영순 표 '닭 육수 수제비'는 유학생 시절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든 요리인데요.

그 시절의 음식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고국을 그리워하며 만든 저만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정영순 / 고려인 3세·대한고려인협회장 : 모스크바에 있을 때 한국 요리책이 있었어요. 그 책을 바탕으로 매일 매일 (한식을) 만들어 보고 그랬어요. 워낙 맛있으니까, 친구들이 한식이 너무 맛있다고….]

당시 제가 모스크바 유학길에 올라 선택한 전공은 내 민족, 내 뿌리를 찾기 위한 '한국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