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속 상상의 동물들, 유예·낭패
뉴스말모이
2023.01.09. 오전 02:47
집행유예, 기소유예처럼 뭔가가 미뤄질 때 ‘유예’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는데요.
이 말은 상상 속의 동물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어떤 얘기일까요?
‘유예’는 망설여 일을 실행하지 않거나, 일을 실행하는데 날짜나 시간을 미룬다는 뜻인데요.
한자로는 ‘원숭이 유’, ‘미리 예’를 쓰지만 예의 원뜻은 ‘큰 코리끼’입니다. 이 단어는 중국 고전 《산해경》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이 고서에는 여러 상상 속의 동물이 등장하고요. 여기에 ‘유’와 ‘예’라는 동물도 나옵니다.
유는 원숭이를 닮았고, 예는 코끼리처럼 생겼는데요.
둘 다 어찌나 의심이 많고 겁도 많은지 ‘유’는 작은 소리만 나도 깜짝 놀라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고, 소리가 나지 않아도 우물쭈물하며 쉽게 내려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코끼리를 닮은 ‘예’도 커다란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겁과 의심이 많아서 얕은 개울을 건널 때도 물이 안전한가, 행여 해치는 자가 없나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데요.
이렇게 모든 일에 망설이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유와 예, 두 동물이 만났으니 일이 쉽게 진행될 리 없겠죠. 이런 모습에서 실행을 미루는 ‘유예’라는 단어가 됐다고 합니다.
물론 일부 전문가 중에는 발음에 따라 한자를 빌려 썼다고 해석하기도 해요.
그런가하면 《산해경》에는 낭과 패라는 동물도 나오는데요. 두 동물은 늑대를 닮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