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꼭대기에 남긴 온정, '○○밥'
재미있는 낱말풀이 시즌1
2015.13.04. 오전 04:54
[정재환]
감나무들의 감들이 저녁 해처럼 빨갛게 익으면 사람들은 겨울에 먹으려고 감을 땁니다.
아이들이 감을 딸 때면 할머니들은 파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까치도 먹고 살아야제. 하나 내비둬야 된대이"
[이광연]
감나무 위에 한 두개 남아있는 감들은 너무 높아서, 혹은 잘 보이지 않아서 주인이 수확을 못 한 게 아닙니다.
[정재환]
그렇죠. 일부러 따지 않은 거죠. 새들 먹으라고요.
[이광연]
맞습니다. 나무 꼭대기에 달린 잘 익은 감들을 까치가 쪼아 먹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곧 날도 추워지는데 배고픔까지 겪게 될 새들을 위해 감 몇 개를 따지 않고 남겨두는 것을 까치밥이라고 합니다.
가난해서 사람 먹을 것도 늘 부족했던 그 옛날에도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이렇게 날짐승들의 먹을 것까지 챙기는 마음이 있었던 거죠.
[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