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6년 만의 정치 붕괴...트럼프 오기 전 외교 '대참사' [지금이뉴스]
일본 자민당·공명당 연립이 26년 만에 붕괴해 차기 총리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이달 하순으로 다가온 정상 외교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보통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결정되면 며칠 뒤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치러 자민당 총재를 총리로 선출했습니다.
하지만 자민당이 작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참패해 의석수가 과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데다 연립 여당 공명당이 예상을 깨고 연정에서 이탈하면서 정치 구도가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자민당은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이끌 새 내각을 준비하고 있지만,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다카이치 총재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총리직을 두고 경쟁하는 양상이입니다.
제1당 총재가 곧 총리가 된다는 공식이 깨지고, 국회 총리 지명선거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으면서 외무성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습니다.
이달 26일부터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동맹 강화 방침을 확인하고,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개최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누가 일본 총리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상대국과 의제 등을 협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인데, 정계 개편을 둘러싼 정당 간 조율이 매우 늦어질 경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달 말 외교 일정을 소화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외무성 내에서는 "새로운 총리의 방침과 생각을 듣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것이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닛케이가 전했습니다.
고쿠분 료세이 전 방위대 교장은 지난 12일 NHK 프로그램에서 "외교는 내정의 연장"이라며 "단명 정권이 이어지면 일본의 영향력은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주재한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 주요 7개국(G7) 중 일본만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 등 이미 정국 불안정이 외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짚었습니다.
미국은 지난 11일 시점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일본에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외무성은 미일 정상회담을 등을 염두에 두고 예정대로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